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8) 옹기그릇 역시 음식은 옹기에 담아야 제맛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8) 옹기그릇 [서울톡톡] "고추장은 역시 옹기항아리에 담가야 한다니까, 고추장이 참 잘 익었네요, 한 번 맛봐요?" 지난 여름 더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아내가 앞 베란다에서 고추장을 맛보며 하던 말이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맛본 고추장은 정말 맛이 좋았다. 남향인 아파트 앞 베란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지난 봄에 담가놓은 고추장 항아리와 함께 간장과 된장 항아리도 나란히 놓여 있었다. 몇 년 전에 플라스틱 통에 장을 담갔다가 실패한 이후 아내는 해마다 장을 담글 때는 꼭 옹기항아리를 사용하고 있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사용해온 옹기그릇은 우리 전통음식인 발효식품을 만들고 보관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가진 좋은 생활도구다. 외부와..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7) 우리음식 이야기1 추석엔 역시 송편!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7) 우리음식 이야기1 [서울톡톡] "여보! 양평에 사는 친구가 추석 송편에 쓰라고 또 솔잎을 많이 보내줬네요." 엊그제 아내가 비닐 주머니에 담긴 솔잎을 꺼내 보이며 하는 말이다. 솔잎을 꺼내자 집안이 온통 솔잎 향으로 가득찬다. 아내의 친구는 경기도 양평에서 농사도 짓고 소나무 농장도 경영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벌써 몇 년째, 해마다 이맘때면 잊지 않고 송편용 솔잎을 따서 보내준다. 참 고마운 친구다. 설 명절과 함께 우리 나라 양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 한가위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한가위는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가을의 대표적인 명절이다. 추석(秋夕)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다. 나아가서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 달빛이 유난..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6) 살풀이춤 `춤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6) 살풀이춤 [서울톡톡] "쉿, 움직이지 말고 잠자코 있어." 객석 옆자리의 아주머니가 어린 아들에게 소곤거리듯 주의를 준다. 조금 전까지 신나게 몸을 흔들어대던 꼬마가 엉거주춤 앉으며 엄마의 눈치를 살핀다. 객석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무대 위에서는 조금은 구슬픈 우리가락에 맞춰 하얀 치마 저고리을 입은 무용수가 절제된 동작으로 아름답고 멋진 춤을 추고 있었다. 9월 1일(일) 오후, 남산골 한옥마을 천우각 야외무대 앞이다. 김현숙 무용단의 모듬북 공연에 이어 무용가 김현숙(44)씨의 살풀이춤이 이어지고 있었다. 춤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춤사위가 선명하고 멋스러웠다. 내딛는 발 디딤새며 손과 팔의 동작은 물론 얼굴 표정까지 자연스러우면..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5) 나무이야기 5 100일 동안 꽃을 피우는 나무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5) 나무이야기 5 [서울톡톡] "저 예쁜 꽃나무는 지난달부터 꽃을 피웠는데 아직도 피어 있네." "참 곱구먼, 이름이 아마 목백일홍일 걸, 100일 동안이나 꽃을 피운다는 꽃나무 말이야" 공원길을 걷던 50대 부부가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다. 지난 주말 강북구에 있는 북서울 꿈의 숲 안에 있는 '창녕위궁재사' 앞이었다. 담장 밖에는 몇 그루의 그리 크지 않은 나무들이 곱고 예쁜 빨간색 꽃을 피우고 있었다. 줄기가 유난히 매끄러워 보이는 나무들이다. 공원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창녕위궁재사는 조선 제23대 순조임금의 둘째 딸 복온공주(1818~1832)와 부마 창녕위 김병주(1819~1853)의 재사(齋舍)이다. 정면 2칸, 측면 2칸의 전통 한식 ..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4) 14번째 절기 처서 더위야 물렀거라! 처서 납신다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4) 14번째 절기 처서 [서울톡톡] "요즘은 햇볕이 따가워도 그늘에 들면 바람결이 많이 시원해진 것 같아" "그럼, 낼모레가 처서인데 제깟 더위인들 안 꺾일 수 있겠어? 요즘은 밤에 귀뚜라미 소리도 많이 들리던 걸, 아직도 조금 무덥긴 하지만 가을이 바짝 다가온 느낌이야" 엊그제 함께 길을 걷던 일행들이 나눈 이야기다. 머리가 벗겨질 것 같은 뜨거운 태양빛에 낮 기온이 여전히 30도를 웃돌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 달라진 것이 있었다. 일행들 말처럼 그늘에 들면 바람결이 정말 시원해진 것이다. 더구나 아침저녁으론 더욱 선선해진 느낌이 든다. 8월 23일(금)은 24절기 중 14번째 절기인 처서다. 처서(處暑)는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와 이슬이 내린다는..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3) 나무이야기 4 냄새는 고약해도 참 좋은 나무입니다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3) 나무이야기 4 [서울톡톡] "어! 이게 무슨 냄새지? 꽃향기야, 구린내야?" 엊그제 함께 걷던 일행들이 발걸음을 멈추며 하는 말이다. 강북구 북서울 꿈의숲 공원길에서다. 주변을 둘러보니 오른편 언덕에 꽃이 흐드러졌다. 누리장나무 꽃이다. 꽃나무 이름을 알려주자 "그런 나무가 있었느냐"고 반문한다. 일행들은 처음 듣는 나무 이름이라고 한다. 7월 말경부터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요즘 한창이다. 꽃은 암·수가 함께 있는 양성화로 엷은 홍색을 띤다. 끝부분이 5개로 갈라져 있으며 수술이 유난히 튀어나와 있다. 잎은 난형으로 마주난다. 잎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큰 톱니가 있고, 뒷면 액상에는 털이 있다. 마편초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인 누..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2) 덕수궁 돌담길 슬픈 전설과 상관없이 연인과 함께 걷고 싶은 길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2) 덕수궁 돌담길 [서울톡톡] 비 내리는 덕수궁 돌담장 길을 우산 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 있길래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 없이 내리는 밤에(1절) 밤도 깊은 덕수궁 돌담장 길을 비를 맞고 말없이 거니는 사람 옛날에는 두 사람 거닐던 길을 지금은 어이해서 혼자 거닐까 밤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밤에(2절) - 1966년도에 가수 진송남이 불러 1970년대까지 유행했던 '덕수궁 돌담길' 가사 며칠 전 장맛비가 그친 오후였다. 덕수궁에 들렀다가 돌담길에 들어서자 문득 떠오른 옛 노래다. 가사가 왠지 조금은 서글픈 느낌으로 다가온다. 서울시청 앞 덕수궁 정문에서 시작해 서울시립미술관 앞 분수대까지 ..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1) 나무이야기 3 능소화의 전설을 아세요?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1) 나무이야기 3 [서울톡톡] "소빈 마마 오늘도 전하께서는 이곳으로 납시지 않으시려나 봅니다. 밤이 깊었으니 이제 그만 침소에 드시지요." 시중 드는 궁녀가 딱하다는 표정으로 권했다. 그렇지만 여인의 시선은 여전히 높다란 담장 너머 어전이 있는 곳을 향하고 있다. 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달빛만 휘영청 밝았다. 밤은 또 그렇게 깊어갔다. 옛날 어느 나라 궁궐에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소화는 용모도 곱고 예쁠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착했다. 항상 말없이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렇게 1년여가 지난 어느 날 곱고 예쁜 소화궁녀가 임금의 눈에 띄었다. 임금은 곧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임금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