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2) 덕수궁 돌담길 슬픈 전설과 상관없이 연인과 함께 걷고 싶은 길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2) 덕수궁 돌담길 [서울톡톡] 비 내리는 덕수궁 돌담장 길을 우산 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 있길래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 없이 내리는 밤에(1절) 밤도 깊은 덕수궁 돌담장 길을 비를 맞고 말없이 거니는 사람 옛날에는 두 사람 거닐던 길을 지금은 어이해서 혼자 거닐까 밤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밤에(2절) - 1966년도에 가수 진송남이 불러 1970년대까지 유행했던 '덕수궁 돌담길' 가사 며칠 전 장맛비가 그친 오후였다. 덕수궁에 들렀다가 돌담길에 들어서자 문득 떠오른 옛 노래다. 가사가 왠지 조금은 서글픈 느낌으로 다가온다. 서울시청 앞 덕수궁 정문에서 시작해 서울시립미술관 앞 분수대까지 ..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1) 나무이야기 3 능소화의 전설을 아세요?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1) 나무이야기 3 [서울톡톡] "소빈 마마 오늘도 전하께서는 이곳으로 납시지 않으시려나 봅니다. 밤이 깊었으니 이제 그만 침소에 드시지요." 시중 드는 궁녀가 딱하다는 표정으로 권했다. 그렇지만 여인의 시선은 여전히 높다란 담장 너머 어전이 있는 곳을 향하고 있다. 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달빛만 휘영청 밝았다. 밤은 또 그렇게 깊어갔다. 옛날 어느 나라 궁궐에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소화는 용모도 곱고 예쁠 뿐만 아니라 마음씨도 착했다. 항상 말없이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렇게 1년여가 지난 어느 날 곱고 예쁜 소화궁녀가 임금의 눈에 띄었다. 임금은 곧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임금의..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0) 나무이야기 2 이 나무를 뜰에 심으면 부부 금슬이 좋아진다고?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20) 나무이야기 2 [서울톡톡] "저 나무에 피어난 꽃들 좀 봐? 모양이며 빛깔이 참 특이하고 예쁘잖아?" 공원 산책로를 함께 걷던 일행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하는 말이다. "맞아 저 꽃, 우리나라에서 피어나는 꽃들 중에 모양이 가장 유별난 꽃인데 이름이 뭔지 모르겠어, 잎은 가죽나무 같기도 하고, 신경초 같기도 한데" 다른 일행이 거든다. 높이가 5~6m 쯤 제법 크게 자란 자귀나무 꽃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정말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봄과 여름, 가을에 피어나는 수많은 꽃들 중에 어쩌면 꽃모양이 가장 특이한 꽃이 자귀나무 꽃일 것이다. 꽃잎의 모양이 가는 실처럼 위로 길게 솟아오른 모습이 다른 여느 꽃들과 전혀 다르다. 꽃은 ..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9) 나무이야기 1 참나무 6형제를 아십니까?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9) 나무이야기 1 [서울톡톡] 요즘 우리 서울은 물론 전국의 어느 산에 들어도 눈길을 끄는 안타까운 풍경이 있다. 나무줄기 아래 부분 1미터 정도를 노랗거나 파란 비닐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모습이다. 또 다른 풍경은 커다란 나무줄기들을 잘라서 가지런히 쌓아 놓고, 역시 비닐로 빈틈없이 감싸 놓은 모습이다. 모두 참나무들인데 몇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번지기 시작한 참나무잎마름병 때문이다. 참나무는 우리나라의 어느 산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다. 여름철에는 푸른 잎이 울창하여 그늘이 좋은 나무다. 또 나무줄기 재질이 단단하여 쓰임새가 많은 나무다. 특히 참나무는 그 열매를 도토리나 상수리라고 하는데 산에 사는 다람쥐나 청설모는 물론 멧돼지 등 산짐..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8) 단오 수리취떡 먹고 창포물에 머리 감고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8) 단오 [서울톡톡] "빠빠앙~ 삐리리~ 덩덩 쿵따쿵, 쿵따쿵따 쿵따쿵" 구성진 태평소 가락과 어우러진 농악대의 신나는 장단에 어깨춤이 절로 나오고 여기저기서 "잘 한다", "어얼수", "좋다"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농악대가 중심이 된 마당놀이는 어느새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잔치가 된다. 바로 단오날, 세시풍속 중 하나인 마당놀이 풍경이다. 올해 6월 13일(음력 5월 5일)은 여름을 대표하는 명절 단오날이다. 단오는 여름철 우리전통 세시풍속의 중심을 이루는 명절이다. 대표적인 풍속으로는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 '창포물에 머리감기', 여성들의 놀이인 '그네뛰기', 남성들의 경기인 '씨름', 그리고 마을공동체 놀이인 '마당놀이'..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7) 망종 망종 무렵엔 발등에 오줌 싼다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7) 망종 [서울톡톡] 6월 5일은 1년 24절기 중 하나인 망종(芒種)이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옛 속담이 있다. 그리고 때를 놓쳐 아쉬움을 나타낸 말로 "스물 넘긴 비바리"와 "망종 넘은 보리"라는 말도 있다. 조혼 풍습이 있던 옛날엔 스물을 넘긴 처녀는 노처녀로 대접받았다. 그럼 보리는 왜 망종 전에 수확해야 한다고 했을까? 수확 시기가 지난 보리는 줄기가 약해져 쓰러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논에 모내기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국토 면적이 좁고 특히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농사지을 땅이 부족했다. 더구나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많지 않았던 옛날엔 식량자급을 위해서 논에서도 2모작을 해야만 했다. 동남아시아 각국 등 열대..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6) 가정의 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6) 가정의 달 [서울톡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은 화가가 있었다. 그는 어떤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까 고민하다가 목사를 찾아가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까요?" 목사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다시 승려를 찾아가 물었다. 승려는 '자비'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는 새색시에게 물었다. 그녀는 '사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에게 물었다. 병사는 '평화'라고 말했다. "믿음, 자비, 사랑, 평화, 그런데 이것들을 어떻게 한 폭의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단 말인가?" 화가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터덜터덜 집에 돌아온 그를 어린 자녀들과 아내가 정답게 맞아주었다. 그런데 자녀들.. 더보기 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5) 보리밭과 보릿고개 바람이 쓰고 청보리가 말하다어설픈 시인의 서울살이 (15) 보리밭과 보릿고개 [서울톡톡]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뵈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오래 전에 유행했었고 지금 들어도 정다운 노래다. 요즘 같은 5월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 수북하게 자라있는 푸른 보리밭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들려올 것 같은 낭만이 넘쳐나는 노래다. 바람에 따라 넘실거리는 보리밭의 푸른 물결은 벼의 푸름과는 또 다른 정감으로 낭만에 젖어들게 한다. 보리밭의 풍경은 크게 네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초봄의 파릇파릇 돋아난 보리밭의 풍경이다. 이 시기의 보리 잎은 달착지근..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